HEESOOAGNESKIM
Fragments of Time
시간의 조각들
Heesoo Agnes Kim 김희수 개인전
2021. 9. 3 ~ 9. 17
홍티아트센터
시간의 조각들 展
영상매체는 시간과 공간을 빛으로 기록한다. 아무도 볼 수 없지만, 어디에나 존재하는 ‘시간’은 프로젝션의 빛으로 투사되고 사라지는 영상과 같다. 다양한 구도의 촬영, 편집과 여러 장면 조각에 따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영상에 보이는 것 이상의 경험하지 못했던 과거와 앞으로 볼 수도 있을 미래를 공존하게 한다. 순간의 움직이는 이미지들은 무의식과 의식, 그리고 꿈과 같은 차원을 교차하게 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기억과도 닮았다. 내면의 “시간을 조각”한다는 것은 불완전한 삶의 다양한 경계 속에서 본능적이고 인간다운 행위이다. 우리는 유한한 삶에서 수많은 질문과 불확실한 답을 안고서 시간을 조각하며 무언가를 찾고 있다. ‘시간의 조각들’에 영사되는 화면은 인생에서 중요한 진실들은 오히려 분명하게 드러나는 법이 없다는 듯 기다림과 바라봄의 시선으로 담은 일상, 그 삶 속 시간의 조각들을 비춘다. 신작 10점과 구작 2점은 삶과 시간의 곳곳을 관찰하며 얻은 사유의 작업으로 ‘삶과 시간’이라는 의미로 연결되어 있다.
Videos use light to record time and space. Time, which is impossible to locate yet omnipresent, can be compared to videos that exist as projections of light that quickly disappear. By filming from multiple angles, editing, and connecting fragmented footage, one can travel between the past and the future and even overlay an unexperienced past and a possible future, perceiving them side by side. Moving images also bear similarities to human memories, since both enable us to traverse the dimensions of our subconscious, conscious, and dream states. Fragments of Time, an exhibition inspired by my observations and ruminations, consists of ten new works and two extant works that are linked by the common themes of life and time.
Image from
깃털 싱글 채널 비디오, 1’ 2”, 2021
Feather
푸른 호수에서 떠내려오는 흰색 깃털을 발견하였다. 진짜 깃털이라고 하기에는 그 정확한 모양에서 오는 아름다움이 너무나 인위적으로 느껴졌으며 어떤 새의 깃털일지 예상하지 못할 만큼 큰 깃털은 초현실적이다. 나를 향해 떠내려오던 흰색 깃털은 손을 뻗으며 닿을 듯 가까이 다가오다 손을 뻗자 이내 변덕을 부리며 멀어져 간다.
녹색 광선을 찾아서 더블 채널 비디오 설치, 가변크기, 6’ 49”, 2021
Searching for green ray
녹색 광선은 일몰 직후 또는 일출 직전에 반사되는 마지막 광선의 광학 현상이다. 환경과 날씨, 관찰자의 위치 등 여러 조건이 충족되어도 매우 드물게 관찰되며 언제 어디서 만날지 예측할 수 없다. 두 채널 영상 중 첫 번째 영상은 녹색 광선을 찾아 떠난 일상의 기록부터 다양한 장소와 위치에서 녹색 광선을 기다리는 시간을 담은 타임랩스 영상이다. 두 번째 영상은 녹색 광선을 찾아 떠난 여정에서 만난 식물, 동물, 사람, 군중 등 생명체의 움직임을 기록하는 관찰자의 시선을 담고 있다.
A green ray is a meteorological phenomenon generated by the refraction of faint sunlight shortly after sunset or before sunrise. The phenomenon has rarely been observed, since it can only occur when particular environmental and weather conditions are met. Even under perfect conditions, it is impossible to predict when and where a green ray may occur. The first video channel chronicles the journey in search of a green ray and includes time-lapsed moments of waiting for the phenomenon to occur at various locations. Meanwhile, the second video channel recounts the movements of diverse plants, animals, people, and crowds that the artist encountered in her search for a green ray.
두 명의 무용수 더블 채널 비디오 설치, 가변크기, 1’ 37”, 2021
Two dancers
은하계의 원반 위, 기울어진 태양계, 그 위의 비스듬한 지구에서 정체 모를 중력에 이끌려 춤을 추는 두 명의 무용수. 지구의 지각도 덩달아 움직이며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두 개의 비닐봉지도 함께 춤을 춘다. 멈추지 않는 이유 모를 춤을 추는 것은 평평하지 않은 은하의 원반 탓일까, 아니면 언젠가 사라져 버릴 하늘과 바닥의 경계를 축복하는 위로의 몸짓일까. 이유가 중요하지 않은 듯 불명확한 몸의 언어는 하늘의 바닥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된다.
Two dancers are influenced by mysterious gravity as they dance on a galactic disk, which appears as a tilted solar system surrounding a slanted Earth. The Earth’s mantle works with the movements, while two unidentified plastic bags flap in the wind and join the ongoing dance. Do they keep dancing because the galactic disk is slanted, or are they instead blessing the temporary border between disk and sky? The incomprehensible language of these dancing bodies continues until the disk and sky both disappear, rendering the answer insignificant.
화물선/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 싱글 채널 비디오, 2’ 3”, 2021
Cargo Ship/Where the river meets the sea
낙동강 하구는 긴 시간을 흘러온 낙동강이 마침내 먼 바다로 나가는 마지막 지점이다. 바닷물과 강물이 바람에 흩어지고 쌓이며 지속해서 섞이고 변화하는 지형을 관찰할 수 있다. 화물선의 짐은 강에서 바다로 떠나기 위해 버려야 하는 것들의 무게, 상실할 것들을 위한 침묵의 기다림을 안고 머무르는 듯하다. 강물은 흘러가면서 바다로 이름이 바뀐다. 끝이 곧 시작이 된다.
The Nakdong River estuary is located where the long and winding river finally enters the sea. It is remarkable for its varied topography, which has been shaped over time by the relentless dispersion and accumulation of freshwater and seawater through the forces of wind and tides. Cargoes loaded onto ships are reminiscent of the weight that must be jettisoned for the river to flow freely into the sea: a silent waiting for the soon-to-be-lost. As the river meets the sea, its name changes and one ending gives way to a new beginning.
참나무 싱글 채널 비디오, 1’ 51”, 2021
Oak Tree
차곡차곡 쌓이는 손의 언어로 손 사이에서 열이 전달되고 보이지 않는 것을 주고받는 모습에서 겉으로 잘 드러나진 않지만 서로 느낄 수 있는 사람 사이의 오가는 것들을 표현한다. 겹겹이 쌓이고 해체되는 여러 사람의 손에서 익숙하지만 낯선 인간관계를 보여준다. 후반부의 아기 손이 기존의 손을 해체하지만, 이는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가는 삶의 연속이다.
An image of otherwise invisible heat being transferred from hand to hand represents the things that we exchange with others without any explicit acknowledgment or knowledge of doing so. Hands that appear to continuously stack up and collapse resemble paradoxical human relationships that strike us as all too familiar yet somehow still remain strange. Baby hands appear toward the end of the video, demolishing the existing stack of hands and signifying the continuation of life amid the formation of new relationships.
눈 속의 시간 싱글 채널 비디오, 9’ 42”, 2021
Time in the eyes
사람의 눈만 보며 대화하는 것이 익숙해진 COVID19 팬데믹 상황에서 눈의 감각과 눈빛의 언어는 확장된다, 일상인 줄 알았던 것들, 삶이라고 알고 믿고 있던 것들은 붕괴하고 새로운 형태로 변한다. “사랑하는 모든 것은 언젠가 사라지겠지만 결국 다른 방식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 이 고통을 경이로움과 사랑으로 바꿀 수 있으며, 의식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그 연결을 만드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프란츠 카프카, 인형의 여행 중-
Internally “fragmenting time” is an almost instinctual human activity whenever one faces the diverse limits of an imperfect life; confronted with countless questions and uncertain answers in our lives, we fragment time as a method of searching for explanations. The images presented throughout Fragments of Time direct our attention to everyday life with a patient and attendant perspective, as if hinting that the important truths of life never reveal themselves dramatically or clearly. Instead of saying goodbye, I will leave you with something I wrote for Time in the eyes (2021).
“As the pandemic forces us to talk to one another while looking only at each other’s eyes, eye contact and the language it conveys have gained greater significance. What we took for granted as unchanging aspects of life are now collapsing and transforming into something else. As the author of Kafka and the Doll Traveler wrote: ‘Everything that you love, you will eventually lose, but in the end, love will return in a different form.’ Together, we can transform the pain of loss into wonder and love. How and if we make that connection, consciously and intentionally, is up to us.